화초이야기

벤자민이야기

안개구름 2009. 10. 29. 12:57

벤자민......너무나 흔해서 아무 집에서나 볼 수있는 수종입니다.

 

 우리집에도 20년 넘게 키운 벤자민이 있습니다.

아들 3살 때 크리스마스트리 장식해주려고 들인 놈입니다. 이사할 때 큰 가지가 찢어져서 죽을까봐 맘 졸인 적도 있고, 또 한 때는 못생겨서 다음번 이사할 때 버릴려고 맘 먹은 적도 있는 나무입니다.

 

저기 허리춤에 풍경을 매달고 있는 아이입니다. 이제는 우리집 화초중 가장 좋은 자리잡고서 푸른 바다 보면서 날마다 날마다 속으로 깊어가는 기품있는 아이입니다.

웬만한 병에 걸려도 떨치고 일어나는 강한 나무입니다. 시들은 잎사귀 몇 잎 떨어뜨리고, 나뭇잎에  샤워 시켜주고 창문 활짝열어 통풍시켜주면 다시 푸르름을 되찾습니다.

우리는 서로를 잘 압니다. 저의 기쁨 저의 슬픔,  사랑  증오.. 다 지켜보고 있었습니다.

그래서 이제는 나의 친구입니다. 말없이 지켜만 보는 오래된 친구.....  한 때 버릴려고 했던 순간이 너무나 미안합니다... 언제까지나, 어디까지라도 꼬옥 데리고 다닐께...

 

저 풍경....음...해인사인가 해남 대흥사인가 어디서 사왔는지 기억도 가물합니다만,  해인사 같기도 한데...

여기 저기 달리다가 몇 년전 부터 벤자민 허리치가 제자리가 되었습니다. 그래도 가끔은 바람이 세차게 들어오면 소리를 낸답니다...  다음에 주택으로 이사가면 제자리 꼭~~ 찾아주마....

 

이 집으로 이사온 기념으로...  새로운 사연을 만들어나갈 조그만 벤자민 한 그루를 들였습니다. 아직 분갈이도 못해주고 있지만 이 놈은 일단 수형이 다듬어져서 온 놈이라 예쁘게 자랄것 같습니다. 또 한 20여년이 지난 후에 이 아이도 사연있는 저의 나무가 되어 나의 노트에 주인공이 될 날이 올런지요.....